
요즘 왜 이렇게 기운이 없을까요
몇 주 전부터 부쩍 기력이 달리는 게 느껴졌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도 개운하지가 않고, 별로 한 일도 없는데 오후만 되면 몸이 축 처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번아웃이라는 게 이런 건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식사만큼은 신경 써서 챙겨 먹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도 계속되는 더위와 이런저런 스트레스 때문인지, 몸도 마음도 쉽게 회복이 되지 않았습니다.
체력 저하는 나이 탓만이 아니라 더위·스트레스가 겹칠 때 흔히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홈쇼핑 알부민 광고, 정말 솔깃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TV 홈쇼핑에서 특정 영양제 광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피로 해소와 간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말에, "지금 나한테 딱 필요한 거다" 싶어 저도 모르게 결제 화면까지 넘어갔습니다.
요즘 중장년들 모이면 늘 하는 얘기가 연금 아니면 건강이니, 저 역시 건강에 관해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피로감이 클수록 건강기능식품 광고에 마음이 쉽게 움직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신문기사 하나가 마음을 붙잡았습니다
결제 버튼을 누르기 직전, 우연히 신문을 펼쳤다가 눈에 들어온 기사가 있었습니다. 바로 최근 논란이 된 '먹는 알부민'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피로 해소와 간 기능에 도움을 준다며 팔려나간 이 제품이, 전문의약품과 비슷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결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부당광고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도 근거 없이 치료 효과를 내세운 홍보라며 강하게 지적했다고 합니다.
먹는 알부민은 식품으로 허가된 제품으로, 의약품 수준의 효과가 임상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전문가가 말하는 건강수명의 진짜 비결
기사에서 가장 마음에 남은 건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수십 년간 쌓인 연구가 한결같이 보여주는 것은, 건강수명을 결정하는 핵심이 특정 성분 하나가 아니라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생활습관이라는 사실이라고 하셨습니다.
한때 항산화 기대주로 인기를 끌었던 비타민C, 비타민E, 베타카로틴조차 대규모 연구에서는 뚜렷한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오히려 부작용 가능성까지 보고된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반면 채소와 과일을 식품 그대로 충분히 섭취하는 사람들은 여러 질환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훨씬 일관되게 나온다고 하니, 결국 답은 "좋은 성분 하나"가 아니라 "좋은 음식을 함께 먹는 것"에 있는 셈이었습니다.
단일 성분보다 채소·과일을 다양하게 섭취하는 식습관이 건강수명에 더 유의미한 영향을 줍니다. (출처: 한겨레,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 인터뷰)
오늘부터 제가 실천하려는 것들
이 기사를 읽고 나서 결국 건강기능보조 식품 구매는 취소했습니다. 대신 냉장고를 열어 오늘 저녁에 먹을 채소와 과일부터 다시 챙겼습니다.
영양제 한 병 값이면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한 접시 더 사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창한 결심은 아니지만, 하루 세끼 중 한 끼라도 채소를 더 넣고, 물 대신 자주 마시던 커피를 조금 줄이고, 저녁 산책 시간을 늘려보기로 했습니다.
작은 식습관 변화라도 매일 반복될 때 건강수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중장년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이야기
주변 친구들과 만나면 여전히 화두는 연금 아니면 건강입니다. 그만큼 이 나이대에는 몸에 좋다는 것이라면 뭐든 한 번쯤 눈이 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으며 깨달은 건, 광고 속 화려한 문구보다 매일 식탁 위에 무엇을 올리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혹시 저처럼 요즘 부쩍 기력이 없어 영양제에 손이 가려는 분이 계시다면,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에 오늘 하루 채소와 과일을 얼마나 드셨는지 먼저 돌아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보조 수단일 뿐, 균형 잡힌 식생활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한 줄 요약 : 영양제 한 병보다 채소·과일 한 접시가 건강수명에 더 큰 투자입니다.
출처 : 한겨레 "유명 성분 한 가지만으로 건강 해결 안 돼… 답은 결국 '자연의 식탁'" (2026.8.6, 윤은숙 기자)